原點
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
그리하면 너의 경영하는 것이 이루리라
[잠 16:3]
지난 십여 년간
파랑새만을 키우고 바라보느라
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살았다.
그 파랑새는 이제 멀리 날아가고
텅 빈 둥지안에는
덩그러니 먹이통과 흔적만 남아있어
그 모습은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.
오늘, 내일,
설마 설마하면서 바라보며
가슴과 마음을 졸이던 일도 끝났다.
내 곁을 떠나서 멀리 날아가버린
파랑새는 다시 돌아오지 않겠으니
그대로 그렇게
훨~ 훨~ 날아가게 두고 싶다.
파랑새가 행복한 새 터전에서
돌뿌리에 걸려 넘어지거나,
진흙탕에 빠져 허우적대는 일 없이
잘 살아가라고 기도해주고
빈 둥지를 처리해주자.
이제는 나도
원점으로 돌아가
그동안 스스로 파랑새에 얽메여
할 수 없었던 여행과 즐거움들을 되찾고
평강한 가운데 내 여정을 다시 걷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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